에바의 저주?

아래 얘기가 나와 잠깐 씁니다.

사건의 시작은 2015/16 시즌 첫날 2015년 8월 8일이었죠.

스완지를 홈으로 불러들여 개막전을 가진 전년도 챔피언 첼시.

2-1로 앞서다가 후반 골키퍼인 쿠르트와가 퇴장당하면서 동점을 허용하고 인저리 타임에 돌입합니다.

한 명 적은 상황에서도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인저리 타임에도 몰아부치던 중 아자르가 쓰러지면서 고통을 호소합니다.

그리자, 곧바로 주심은 첼시의 의료진을 부르죠.

주심의 콜에 후다닥~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튀어나가는 첼시의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와 피지오인 존 펀.

원래 규칙상 의료진은 주심이 부르면 바로 튀어나가야 한답니다.

그리고 쓰러진 아자르의 상태를 체크합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고 급흥분하는 분이 한 분 계셨으니, 바로 감독인 무리뉴.

이유는 그겁니다. 의료진이 왜 맘대로 들어가냐 이거였죠.

의료진이 들어가면 해당선수는 일단 경기장 밖으로 나와야 하고, 그러면 팀은 한 명 적은 상태로 뛰어야 하는데,

이미 첼시는 쿠르트와가 퇴장 당한 상태라 9명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 결승골을 넣기는 매우 힘들어지는 상황인 건 분명했죠.

한마디로, 무리뉴의 주장은...

"이건 딱 봐도 아자르가 부상으로 쓰러진 게 아니라 지쳐서 쓰러진 건데 왜 의료진이 지맘대로 튀어들어가서 팀을 불리하게 만드냐?"

근데, 앞서도 말했지만, 규정상 의료진은 주심이 부르면 들어가야 한다능;;

이 정도에서 끝났으면 팀내의 작은 갈등 정도로 넘어갔을 텐데...

무리뉴는 치료하고 온 에바에게 쌍욕을 시전하죠. 포르투갈 말로 창녀의 딸이라고 하셨다고..;;

그리고 경기 후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자기 팀 의료진을 공개적으로 비난해댑니다. 축구단에서 일하면서 축구 쥐뿔도 모른다고;;;

더 나아가 해당 의료진인 에바 카네이로와 존 펀을 2군팀으로 강등시켜버립니다.

그렇게 성적인 욕설을 듣고, 공개적으로 무능하다고 모욕 당하고, 급기야 좌천까지 당한 에바 카네이로는 더이상 버틸 방법이 없었죠.

결국, 사표를 쓰고, 한마디 날립니다. "법정에서 봅시다"

솔직히 에바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죠. 의사로서 규정에 있는대로 행동했을 뿐인데, 이런 대접을 받았으니.

덕택에 첼시와 무리뉴는 여성단체, 의사단체 등 여러 단체의 비난을 한몸에 받으시고...

원래 무리뉴라는 인물이 불리한 상황에 몰리면 통제가 안되는지라 니편 내편 할 것 없이 아무나 물어뜯는 경향이 있는데,

첼시가 프리 시즌부터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그 스트레스를 에바에게 다 풀어버린 듯한 느낌...

하여간 에바가 이렇게 그만두게 되면서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들은 이번 시즌 모두 폭망했지요.

첼시의 성적은 곤두박질쳐서 무리뉴는 팀을 20년만에 최악의 순위에 올려놓고는 결국 경질 크리..

전년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던 아자르는 졸지에 꾀병 부리는 선수 비슷한 오명을 쓴 것도 모자라 자잘한 부상이 이어지면서 시즌 폐업...

이 정도만으로도 가히 에바의 저주라 할 만하겠지만,,, 알고 보면, 스토리가 조금 더 있습니다. ㅎㅎ

무리뉴에 의해 첼시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에바 카네이로는,

2015년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에 2년 동안 사귀던 남친과 결혼을 합니다. 1973년생이니 42세의 나이. 좀 늦은 편이었지요.

신랑은 컨설턴트 겸 극지방 탐험가이시라고...;;

근데, 재밌는 것은 결혼식에 첼시 선수나 스태프가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답니다.

에바가 첼시에서 5년 넘게 일했고 선수들과도 사이가 좋았던 걸로 알려졌는데도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아마도 구단 및 감독과 소송관계에 있기 때문에 구단 차원에서 접촉을 막았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단체로 불참한 첼시 선수들과는 달리, 유일하게 에바 카네이로의 결혼식에 참석한 축구 선수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지난 시즌까지 첼시에서 백업 골키퍼로 뛰었던 마크 슈왈처.

베르고비치가 첼시에 오면서 이번 시즌에는 레스터로 옮겨서 피터 슈마이켈의 백업을 맡고 있지요.

자, 이 대목에서.. 올시즌 왜 첼시가 폭망한 이유 말고도 레스터가 잘 나가는 이유도 설명되는 거 같지 않습니까?

에바의 저주를 받은 첼시, 그리고 그 반대로 에바의 은총을 입은 레스터... ㅎㅎ

레스터는 슈왈처 연봉 올려줘야 할 듯.. 비록 리그에 한 경기도 출장하지 않았지만. ㅎㅎㅎ

오늘의 결론 - 지인의 결혼식에는 웬만하면 꼭 참석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