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9화 호러 레이스2

8화의 소감을 작성하지 않았는데요.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그저 김경란은 김경란이구나 다시 한 번 느꼈을 뿐.

9화의 생존자는 김경훈, 이준석, 장동민, 오현민, 홍진호 다섯 명입니다. 개인적으로 장동민과 김경훈이 결승전에서 붙는다면 어

떨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구요. 김경훈의 전략, 전술, 상황 판단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장동민과 비슷하거나 앞서는 부분이 있다

고 생각합니다. 이번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의 최대의 수혜자이자 최고의 다크호스, 최악의 호러를 홀로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 탈락자는 다들 아실 거구요. 이제 칼자루는 김경훈과 장동민이 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둘이 손잡는다면 웃으면서

결승전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의미에서 사상 최강의 조합이죠. 김경훈의 이중적인 이미지가 본 이미지를 가리고 있지만

김경훈의 성분을(?) 고려해볼 때 그도 오현민 만큼이나 머리 회전이 되는 건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장동민이 굳이 오현민을 파트

너로 삼을 필요가 없겠죠. 오현민 또한 그때마다 다를 테지만 이번에 분명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배짱이 없어요.

큰 승부를 걸지 못 하는 타입입니다. 시즌 3에서 그렇게 당하고 뭐랄까 절벽 위에 서 있는 분위기를 표출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홍진호의 변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8화부터 홍진호는 슬슬 움직이고 있는데요. 그도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어느 상대든 그가 불리한 것만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쌓아온 이미지 혹은 그게 이미지가 아닌 그의 성격을 반영

한 지니어스내의 아바타일지라도 홍진호는 오현민만큼 똑똑하지 못 하며 김경훈만큼 계산적이지도 못 하고 장동민처럼 이중삼중

계략을 펼치지 못 하지만 그들에게 없는 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역설적이게도 홍진호이기도 합니다. 이런 면이 있기에 시즌 1

에서 그는 최종 우승자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랜드 파이널 대회에서 그런 면모만 가지고 최종 우승을 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

입니다. 결국 그도 승부사적인 면모를 보여주어야 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파트너를 신중히 골라야 할 겁니다. 그 다음은 운에 맡

길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1대1대1의 싸움이니까 말이죠. 하므로 다음 라운드에서 파트너를 맞아 게임을 풀어나가겠지만 서로

가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겁니다. 오현민 입장에선 다음 라운드의 탈락자가 장동민이나 김경훈 둘 중 하나, 정확히는 장동

민이 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죠. 홍진호나 김경훈은 그래도 본인이 할 만 하다고 느낄 겁니다. 그러나 시즌 3에서 파트너로써

플레이를 해오고 그랜드 파이널을 거치면서 오현민은 심리적으로 장동민에게 위축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그와 붙는다

는 건 자신의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겁니다. 따라서 오현민에겐 다음의 전략이 있습니다. 김경훈과 딜을

하고 홍진호와는 적당한 협력을 얻어 내어 장동민을 고립시키는 것이죠. 그러나 문제는 남습니다. 생명의 징표를 어떻게 나눌 것

인가 하느냐의 문제죠. 파이널 4의 입장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면 외면 당한 쪽은 남은 한 사람과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현실적

이라고 봐야죠.  장동민이 꼴찌가 되어도 오현민 본인만이 데스 매치를 면하게 될 뿐 둘 중 한 사람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

습니다. 다만 변수라면 가넷이라고 봅니다. 거의 모든 가넷을 지불할 경우 김경훈 같은 캐릭터는 모험을 할 수가 있는데 이 영리

한 남자가 그러한 배팅-시즌 초반도 아니고 파이널 4인 상황에서-을 받아들일지 의문입니다. 하므로 이런 오현민의 전략은 사실

모든 파이널 4 플레이어가 갖고 있는 공통적인 전략이자 고민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자신을 위한 플레이를 하면서 상대에게 협

조를 얻어내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네 사람은 각각 누구를 파트너로 생각할지 정말 궁금해 집니다. 변수는 김경훈입니다. 어떻게

되었든 김경훈을 파트너로 게임을 진행하는 사람은 마음 편히 진행하지 못 할 테니까요.

김경훈과 장동민의 지략 대결이 기다려지는 다음 주, 오현민과 홍진호는 어떤 플레이를 들고 나올 지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