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덜너덜 에세이 - '스크린' 이야기

'스크린' 이야기

.

 일주일에 한번 귀찮게도 글을 조금 써내야 한다. 집에선 도통 손에잡히지 않아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몇번 나갔었는데 커피값이 아까워서라도 쓰게되었다. 그렇게 몇번 해내다가 나가기도 귀찮아 집에서 생전 안하던 노트북을 켜보았다. 노트북은 14인치, 데스크탑은 27인치 모니터다. 몰랐다, 그토록 큰 모니터를 켜고싶어 안달할 줄은.

.

 카페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것은 집과 비교해 제약된 환경이면서, 카페의 무드와 즐거움을 누린다는 보상심리가 함께 작용하기에 원만한 작업환경이 될수 있던 것이다. 두가지를 알았다. 첫째는 현대인은 '스크린'에 지배당한 상태이다. 둘째는 만약 만족을 느끼면서 제약된 환경을 확장해 나갈수 있다면 나태함을 보완할수 있다는 상상이었다.

.

 모니터라는것은 마치 그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싶은 욕망에 불을 지른다. 하릴없이 유튜브나 뒤적거리는게 다 일테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현실과 유리된 상태를 향하는 것이다. 사람보다 핸드폰을 쳐다보고, 밖을 나가기보다 모니터 안으로 들어간다. 유리된 공간안에서 느끼는 것들이 행복할테다. 현실과의 유리가 나는 좋았지만 늘 부끄러웠다. 현실이 무서운 탓인가.

.

 '왜 밖으로 나가야 하는가' 설득하는 명분을 제시하기엔 어려운 문제다. 다만.. 그것을 '마음의 눈'으로 본다. 단순하게 '겸허히 느껴라'가 아니라.. 사람에 따라, 나이에 따라 '눈'이 정말 다르다. 마음의 눈이란게 정말 있다면, '시력도 초점도 저마다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먼 사람들도 보이고, 시력이 좋은 사람도 보인다.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면 더 깊이 보이기도 한다.

.

근데 그놈의 4k 화질은 크아 끝내준다. 빨리 유튜브 보러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