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된 그레이 차량 폭스바겐 센터 방문기.

그레이 차량이란 정식 법인을 통하지 않거나 법인이 없을 때 직수입된 차량을 말합니다.

제가 작년에 골프 4세대 2004년 형을 중고로 구입했는데 폭스바겐 코리아가 한번 철수했다가 2005년 즈음에 다시 들어왔기 때문에 제 차는 그레이 차량으로 분류됩니다.

물론 어제 까지는 몰랐습니다. ㅋㅋㅋ. 그냥 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어요. 속도 계기판이 키로미터가 아니라 마일수로 표시되어 있다든가, 주행중에 강제로 라이트가 켜지던가...사이드 브레이크를 땡겨야 라이트가 꺼집니다. 전 이것도 뭔가 전기 계통에 고장인줄 알았는데 미국 규정이 그랬었데요. ㅋㅋㅋ

중고로 5백에 싸게 업어와서 약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타고 있었는데 어제 드디어 고장다운 고장이 났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전기적으로 신호를 보내줘야 하는데 그 스위치가 나가서 인식을 못하는 고장이 났죠. 그럼 파킹에 들어간 레버가 움직이질 않으니 주행 불가...

사설 업체 몇 군데에 상담해 봤더니 일단 차는 갖고 와 봐라. 근데 부품이 있을지는 보장할 수 없고, 부품 구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라거나, 일단 차 부터 갖고 와 바라 증상이나 진단은 고객이 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한다(맞는 말 같기는 한데 어조가 아주 기분 나빴음)...갖고 오는건 니 맘이지만 예약이 밀려 있어서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 못한다...라길래 그냥 센터에 가져갔습니다.

다행히 고장난데가 일산 센터 부근이라서 보험사 불러 무료 견인으로 고고씽~

센터에 들어가 접수를 하고, 점심 시간이 딱 걸려서 대기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다고 하길래 일단 집으로 왔습니다. 집은 상암경기장 근처니 그리 먼 것도 아니었죠.

근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접수한 직원(어드바이져 라고 합니다)이 전화를 걸어오더니, 고장난 부품이 2006년에 리콜 지정된 부분이라서 무료로 교체해 준다고 하는 겁니다. 돈 굳었다는 생각에 기뻤죠. 그런데 조금 있다가 또 전화가 오더니 위에 말한 그레이 차량 이야기를 하면서, 그레이 차량의 경우 리콜 대상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에 부품비랑 공임비 15만원이 발생한다고 하더군요.

하아....이래서 외제차 부품값 타령이 나오는 건가....막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운행은 해야 하니까 수리 하라고 하고, 4시쯤 되서 차를 찾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어드바이져가 씩 웃으면서 정비 주임님이 그냥 무료로 해 드리자고 했다고 하더군요. 이유인즉슨 리콜 처리 하는 절차에는 부품 사진만 첨부하면 되니까 이 차가 그레인지 아닌지는 상관 없을거라고...그냥 해 주고 만약에 서류상에 문제 있다고 내려오면 그땐 공임비만 받겠다고 하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기분 좋게 차를 받아왔죠. 이게 고객 관리 차원에서 흔한 멘트로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원래 사소한 일에 기뻐하지 않습니까?

이 차를 얼마나 탈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에 차를 바꿀때도 다시 폭바를 우선순위에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