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일베때문에 하도 노가지고 말이 많습니다.
특히 노라는 어미만 나와도 성질을 내시는 분들을 보면, 아무래도 부산출신으로 보면 눈쌀이 찌푸려 질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노라는 어미에 노이로제에 가까운 혐오감을 가질수 있다는건 이해합니다만, 마찬가지로 저는 노라는 어미에 무조건적인 혐오감을 보이시는 분들이 보기 껄끄럽습니다.
물론 이 글을 보신다고 그런 감정이 희석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괜히 분란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하는 마음에 씁니다.
이글은 부산에서 태어난놈이 국문학을 어설프게 전공하고 부산사투리, 좀더 넓혀보자면 경남사투리에 대해서 쓰는것입니다.
1.먼저 쉬운 나부터 살펴봅시다.
한가지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는 예/아니오로 대답할수 있는 의문사에 사용됩니다.
ex.
니 밥 뭇나? 응, 아니
야구 보나? 응, 아니
여자 가슴 좋아하나 ? 응
문일 있나? 응, 아니
자세히 들어가자면 약간 다른 용법도 있긴 한데 굉장히 극소수이므로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2.나를 보신 이후라면 눈치채셨겠지만 노는 예/아니오로 대답할수 없는 의문사에 사용됩니다.
ex.
니 뭐 무긋노? 밥
야구 누구랑 보노? 여자랑
여자 어디가 좋노? 가슴
와카노?, 와 그라노? 여자친구가 없어서
3.위에는 의문형 어미로 사용되었기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만, 평서문에 사용되는 노가 문제인듯 합니다.
노는 굳이 상대방의 대답을 원하지 않는 상황일때도 사용합니다. 따지자면 감탄사, 혼잣말, 의사전달 정도로 생각하시면 편할것 같습니다.
이 용법에서는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표준어로 치환했을때 구나 or 네 어미의 용법과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ex.
밥을 같이 먹었자고 하였는데 이미 먹었다는 대답이 돌아왔을때
-> 밥 무긋노. (이미 밥을 먹어버렸구나, 이미 밥을 먹어버렸네.)
친구들이 모여있길래 야구를 당연히 볼줄 알았는데 무한도전을 보고있을때
-> 야구 안보고 있노. (야구 안보고 있구나, 야구 안보고 있네.)
솔로였던 친구가 여자친구 만난다고 안만나줄때
-> 저새끼 여자친구 생깄노. (저새끼 여자친구가 생겼구나. 저새끼 여자친구가 생겼네.)
평서문에는 노가 붙지 않는다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는 실제로 사투리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착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노라는 어미가 데이 라는 어미와 치환이 가능하기에 주변에서 자주 듣지 못하는경우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한 평서문에 사용되는 노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아마도 경북보다는 경남에서 더 자주 사용되는 용법이기 때문입니다.
경북분들이 보시기에는 굉장히 어색한 문장이 될 수 있기에 '어? 이건 경상도 사투리가 아닌데? 이새끼 일베네.' 라는 사고흐름이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됩니다.
경북분들은 이 글을 보시면 한번쯤 경남과 경북의 사투리가 차이가 있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당장 형이라는 사투리만 해도 부산은 햄을 쓰고 대구는 히야를 쓰니까요.
ex.
여자들과 같이 술을 마시기로 했을때
-> 오늘 술자리는 재밌겠노. 오늘 술자리는 재밌겠데이
위의 내용을 가지고 문제가 되었던 노 사용을 두가지만 확인해 보겠습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예시들은 노를 사용한 사람이 진짜로 일베인인지 아닌지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장과 정황만 가지고 판단해 보겠습니다.
ex.
어디서 자꾸 부엉대노 라는 문장만 따지고보면 제가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노의 두번째 용법상 사진상의 부엉이가 계속 귀찮게 소리를 낸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분이 말씀하시기를 부엉대쌌노 라는 말은 핻 부엉대노 라는 말은 하지않는다 라고도 하셨는데
여기서 쌌은 강조의 의미가 들어가 더 강한 짜증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짖어쌌노
짖어대노
야옹대쌌노
야옹대노
전부 사용이 가능하며, 흔히 사용되는 어미입니다.
사실상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대화입니다. 짤렸지만 이후에 서로 대화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습니다만,
문제가 된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노' 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이는 노에대해서 두번째로 설명한 감탄사에 포함되는 부분입니다. 어떤 질문을 하겠다는것도 아니고, 반응을 요구하는것도 아니지요.
그저, 그렇다 라는 사실만 전할 뿐입니다.
다만 이 글을 가져온것은 노에 거부감을 가지신 분이 경북분이시고, 경북분은 저런 용법의 노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실증이라면 실증사례라서 추가로 올려보았습니다.
막상 인터넷에서 노로 인해 논란된 사유를 더 찾아보려고했는데, 그닥 눈에 띄지 않는군요.
두서없이 길었는데 제가 하고싶은말은 이겁니다.
싸우지마시고, 화내시려면 확실한 상황에서 화를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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