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3일 신/통/알 쉽니다. 대신에...

2016년 8월 3일 신/통/알 쉽니다. 대신에...

<내 몸의 터럭 하나를 뽑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해도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중국 전국시대 ‘양주’(楊朱)의 말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대단한 배짱이고
솔직한 극상의 이기주의 인가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같은
우리가 진리로 여겨온 ‘공리’(公利)적 윤리들을 한 낱 공허한 말들로 치부 해버리고

내 하고 싶은 것,
내 한 몸의 즐거움을 찾아
한평생 살다 가겠다는 생각...

그러나 이 말에는
세상 개혁에 대한 엄청난
‘절망’과 ‘좌절’이 숨어 있다.

혼탁하고 어지러운 이 세상
아무리 위대한 ‘현인’(賢人)이 나오더라도
세상이 바뀔것 같지 않으니

차라리 내 한몸 편하게 살자.
한 사람 한사람
모두 그렇게 산다면
차라리 그게 살기 좋은 세상 아니겠는가 하는 ‘반어법’적인
생각이 숨어 있다고 본다.

실제 양주는
불의한 전쟁을 응징하기 위해
군사를 기르기도 했다고 한다.

같은 시대를 산 맹자는 양주를 가리켜 '나라도 왕도 없고, 부모도 모르는 짐승같은 놈'이라고 맹비난 을 했다.

통치, 충성, 질서를 생명으로 하는 유가로서는 발칙한 사상이 아닐수 없었을 것이다.

한때 중국고전을 제법 맹렬히 공부 한 일이 있다.
특히 <논어>, <맹자>는 원전으로 수십번을 읽었다.

그러나 그때 나는
‘양주’에 주목하지 못했다.

젊은 탓이기도 했고
고전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공부한 탓이기도 할 것이다.

이제 나는 양주를
‘사람 사는 세상’ 만들기를
너무나 갈망한 사람,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고
한없이 절망한 사람으로 알고 공감한다.

아마 당분간 나는
양주에 빠져 살 듯 하다.
자료를 모아 보고 있는데
애석하게 양주의 저작이나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2016. 8. 3<자전과 공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