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최정-위즈잉을 한쪽으로 배치한 대진표 - 일 센코바둑

2024 센코컵 월드바둑여류최강전 준결승
최정 9단, 난적 위즈잉 8단 상대로 역전승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최정 9단이 난적 위즈잉 8단을 꺾었다. 최정 9단은 9일 일본 도쿄의 카이에 호텔에서 열린 2024 센코컵 월드바둑여류최강전 준결승에서 5시간 5분, 339수 끝의 5집반승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8강전에 이어 또다시 흑으로 둔 최정 9단은 좌하와 좌상, 이어 우하의 부분전에서 거듭 실점하며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 후에도 엷은 돌들이 공격당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어 갔다.

디펜딩 챔피언 최정 9단. 2연패가 눈앞으로 다가왔다.센코컵 통산 전적은 11승4패.

세밀한 부분에서 조금씩 따라갔지만 형세는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힘 한 번 못 써보고 그대로 무너질 것 같았던 바둑은 개시 2시간 30분, 149수째에서 첫 역전 기회를 잡았다. 느슨한 모습을 보인 위즈잉 8단이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지 못하고 완착을 연발한 결과.

종반의 반상은 5대5에서 재출발했다. 가장 나빴을 때의 승률이 1% 아래까지 떨어졌고, 집으로는 10집 이상 불리했던 최정 9단이 끝내기의 정밀함과 집중력을 끌어모은 끝에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최정-위즈잉은 랭킹도, 나이도, 입단도, 상대전적도 비슷한 라이벌 관계다. 반상에서는 2년여 만의, 대면으로는 4년여 만의 재회였다.

두 기사는 40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국제대회 개인전 결승에서 네 차례 마주한 바 있고, 단체전에서는 팀 우승을 놓고 훨씬 더 많은 만남을 가져왔다. 오랫동안 자주 만나다 보니 친분도 쌓였다.

최정 9단은 상대전적에서도 21승19패로 우위를 지켰다. 최근 4연승과 함께 2019년 이후에는 10승3패로 크게 우세하다. 한동안 인연이 닿지 않았던 센코컵 상대전적에서는 3패 후의 첫승으로 기록됐다.

1~3회 센코컵 우승자인 위즈잉 8단. 최정 9단을 꺾은 대회마다 우승해 왔다. 센코컵 통산 10승2패.

최정-위즈잉은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승부. 두 기사 모두 자국 여자랭킹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자들이다.

국제대회 우승만 해도 최정 9단이 센코컵 1회를 비롯해 9차례 우승을, 위즈잉 8단이 센코컵 3회를 비롯해 네 차례 우승을 이룬 바 있다. 프로 통산 우승 횟수는 각각 30회와 11회.

일본기사 간의 준결승에서 스즈키 아유미 7단(오른쪽)이 뉴에이코 4단에게 293수 끝에 백으로 반집승했다.

난적을 제압한 디펜딩 챔피언 최정 9단의 2연패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결승에서는 스즈키 아유미 7단과 대결한다. 이번 대회 최연장 선수인 40세 스즈키 아유미 7단은 동시에 열린 준결승전에서 뉴에이코 4단을 꺾었다. 최정-스즈키는 첫 대결을 벌인다.

결승전과 3ㆍ4위전은 10일 오전 11시에 단판승부로 진행된다. 제한시간은 2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일본이 주최하는 2024 센코컵의 상금은 우승 1000만엔(약 9000만원), 준우승 300만엔, 3위 200만엔, 4위 100만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