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0 6개월 째 쓰고 있는 소감

11월 초에 아이폰 6+에서 V20으로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6개월 째 됐고요. A/S 센터 두 번 가서 따지려다가 그냥 온 호갱입니다.


1. 멍과 빛샘

  전면부 카메라 섹터 아랫쪽에 멍이 있습니다. 세컨드 스크린에서 빛도 새고요. 저는 이 멍과 빛샘을 개통후 2주가 지나기 전에 발견해서 센터를 갔다왔었죠. 그 때는 대응 방침이 정해져 있지 않았었는지, 아니면 개통후 14일 이전이어서 그랬는지 교품 확인증 끊어주더군요. 다른 문제로 두번째 센터 방문 때는 '종특임 ㅇㅇ 걍 쓰셈'이라는 소리 밖에 안합디다.


2. 잔상

  개통부터 몇달 동안은 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잔상이 없었거나 미미했겠죠. 그리고 4월부터 눈에 띄는 잔상이 남더군요. 폰 발열시에는 반드시 잔상이 남고요. 충전 때문이든, 앱 과부하 때문이든 발열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납니다. 그리고 좀 식히면서 시간 보내면 사라집니다. 센터에는 역시나 '종특임 ㅇㅇ 그냥 쓰셈'이라더군요. 게다가 '시간 가면 갈 수록 더할 거임'이라는 첨언도 해줘서 참 기분 좋았습니다.


3. 발열

  저는 아이폰 4부터 6+까지 스마트 폰이라고는 아이폰만 쓰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DAC와 착탈식 배터리 때문에 갈아탄 경우였어요. 그래서 발열의 경우에는 V20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다만 제 친구들의 갤럭시들을 보고 만져봤을 때는, 확실히 열이 덜나더군요. 덕분에 겨울에 손 좀 시렸습니다.


4. 메모리

  솔직히 기본홈 앱서랍이 멈춰버리는 게 정상인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로서는 알 수 없는 앱끼리의 충돌도요. 안드로이드 쓰는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때는 앱 크러시같은 건 꽤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아이폰 쓰면서도 겪은터라 그러려니 했었죠. 제가 놀란 건 기본홈 앱서랍이 멈춰버리는 걸 처음 겪었을 때였습니다. V20 OS 사후지원 끊었다는 루머도 들리더군요.


5. 배터리

  저는 화면 밝기를 낮에는 75%, 밤에는 50%로 맞춰서 다닙니다. 배터리 갈아끼우기도 귀찮아 하는 1인되겠습니다. 저는 게임자체를 잘 안하는 쪽이라, 겨우 야구 메니지먼트 게임 하나 하는 정도고요. 화면 저 상태로 이어폰 꽂아서 하이파이 모드 노래 볼륨 60~70 놓고 웹서핑 몇시간 해도 배터리 잘 안떨어지더군요. 게다가 예비 배터리 하나 갖고 있다는 게 꽤 안심이 돼서 별로 배터리 신경도 안씁니다. 어느 순간, 아 오늘 꽤 썼네 싶어서 보면 50%정도 남아 있고요. 꽤 오래 가고 배터리에 전전긍긍하지 않게됐습니다. 빌어먹을 샤오미 배터리도 안들고 다니고요.


6. 카메라

  야간 촬영은 그냥 포기했습니다. 낮 촬영도 광각은 그냥 아 내가 광각을 찍었다, 라는 느낌으로 씁니다. 4:3 일반 자동 모드로 스냅 찍고 다닌다면, 꽤 괜찮습니다. 디스플레이와의 조화가 꽤 좋더라고요. 물론 사진 찍은 다음 사진 왕창 땡겨서 화소확인은 안하시는 걸로 합시다. 광량 모자르면 다 수채화예요.


7. 스로틀링

  이게 좀 의외였습니다. 얘가 '아 내가 지금 좀 피곤해'하면 웹 브라우저에서 이미지 로딩하면서도 앱이 느려집니다. 스크롤이 안돼요. 앱 스위칭하면서도 버버벅합니다. 파이어폭스와 트위터가 그렇게 무리한 노동이었냐, V20? 그 상황에서 폰이 엄청난 열을 내뿜는 것도 아닙니다. 이게 LG가 그렇게 자랑하던 발열 억제력인가! 하면서도 그럼 왜 느려지는 거냐 싶어져요. 앱을 5~6개씩 돌리는 것도 아니고.


8. 사운드

  이건 욕할 수가 없네요. 진짜 좋아요. 어느 정도냐면, 6+에 쓰던 이어팟을 그냥 V20에 물렸는데도 소리가 달라집니다. 해상도부터 좋아져요. 그때 소감은, 아 이어팟이 그렇게 나쁜 번들 이어폰이 아니었어, 였습니다. 저는 이어팟 - V20 번들 - 쿼드비트3 - 갤럭식 S8 번들 순으로 이어폰 바꿔서 쓰고 있습니다. 장르와 파일 속성에 따라 차이가 있고, 또 리시버 종류에 따라 체감하는 음향이 분명 다르지만 재생력은 확실히 좋습니다. 꽤 플랫한 소리를 지향한다는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이어폰/헤드폰 빨을 꽤 탑니다. 즉 듣고 싶은 음향이 있다면 이퀄라이저보다 리시버를 바꿔서 물리는 걸 추천합니다. 하이파이 모드에서의 간헐적 비프나 가끔 노이즈 잡히는 일, 분명히 있습니다. 다른 흠이 너무 많아서 이건 흠으로도 안보이는 게 문제죠.


9. 번들 이어폰

  저는 쿼드비트 3 AKG를 들어보질 못해서 케이스 갈이니 하는 말에 찬반을 표할 수가 없었어요. 분명히 쿼드비트 3보다는 좋고요. 그러나 이걸 b&o의 물건이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소리의 장점과 단점이 그대로 쿼드비트 시리즈의 그것이었거든요. 무척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쏘는 소리가 남아있는 고음이라던가, 적당히 부푼 저음부 같은 것들요. 사용자가 주로 듣는 음악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만하지만, 주 타겟은 전자음악, 댄스음악 쪽으로 느껴졌습니다. 친구 헤드폰 빌려서 물렸더니 재미있는 걸 들려주더라고요. 저음 터지는 줄. 아 그리고 노즐의 망이 금속소재가 아니었습니다. 접착이 실리콘 뭐시기로 되어있다던데, 귀지 털다가 빠져버렸어요. 센터에서는 자기들도 이거 붙일 수 있는 자재가 없다고 하고요. 이어팁도 대형 없댑니다.


10. 간헐적인 인식 오류

  이건 케바케 거나 혹은 뽑기 운이 더럽게 없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USB 연결해서 내부 저장소를 보면 음악파일 등의 미디어 파일이 하나도 안보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어처구니 없는 건 에어드라이브로 보거나 폰 내부의 파일 관리자로 보면 다 보인다는 거죠. 센터에 갔더니 제 담당 기사도 몰라서 20분만 시간 달라고 하더라고요. 20분 뒤에 봤더니 기사들 중에서도 한 사람만 이 증상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해결 방법은...... 재복사. 그냥 뺐다가 도로 넣으래요. 이게 무슨...... 네, 그래서 20기가 정도되는 음악 파일을 에어드라이브로 뺐다가 다시 넣었습니다. 4시간 반 걸렸습니다. 분통 터집니다.



  네 대부분 욕입니다. 짜증나요 솔직히. 이게 막 크게 빵! 터지는 게 아니라 사소한게 하나 둘 자꾸 나오니까 거슬립니다. 애초에 제가 이 폰에 집중한 게 교환이 되는 배터리와 쿼드 DAC라서 그 부분에 문제가 없는 걸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예요.
  정말 싸게 신품을 사시거나, 중고를 냅다 싸게 업어오시는 거 아니면 솔직히 비추천합니다. 게임 빡세게 돌리면 100퍼 잔상각이고요. 만약 '내게 필요한 건 가성비 좋은 DAC와 스냅 사진과 웹서핑과 카톡이다.'라고 생각하신다면, 물론 사셔도 됩니다. 네, 딱 그정도예요. 나는 메인 폰이 있고 싸게 DAC 겸사겸사해서 쓸 거야-라는 경우도 괜찮게 쓰실 수 있습니다.
  뭐 저는 발매 2개월차에 이 폰 할부로 산 호갱이니까요. 게임도 거의 안하고 웹서핑과 스냅 사진과 카톡과 음악 듣는데만 쓰거든요. 괜찮아요. 네, 저는 괜찮아요. 아 씨 근데 왜 자꾸 눈물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