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좋은 재료는 그 자체로도 맛이 나는 법인데...

70년을 넘게 함께해온 연인의 연륜과 사랑의 깊이, 그리고 그를 죽음으로 보내야할때의 아픔

단지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될것입니다.

짧게 사귀다가 싫어져서 헤어진 연인도 한동안은 죽을듯이 힘든데

한몸이나 마찬가지였을 할아버지를 보내는 할머니의 마음을 저는 감히 이해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자체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물론 저도 보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받기는 했지만

그건 노부부의 인생이 주는 감동이지 결코 영화로부터 온것은 아니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이 영화는 필연적으로 두 분중 한분이 돌아가셔야 완성될 수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물론 감독이 그것을 바라고 찍지는 않았을것이고, 다큐의 특성상 어쩔수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할아버지의  죽음까지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카메라를 느끼며

무언가 체한것같은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 꽤나 자극적입니다.

물론 노부부의 삶이니 별 다를것도 없고, 없는 내용을 지어서 만들어낸것은 아니지만

촬영한것중에 자극적인 부분만 골라서 담아 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약간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구요.

물론 이렇게 만들지 않았다면 5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했을것입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이렇게 까지 안해도 충분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계속 남습니다. 

그렇지만 두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는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는 충분한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