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한번 더 썼습니다!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관객들이 착각을 일으키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히나 캡틴의 행동의 당위성은 거의 대사로만 드러나는데 반해 토니의 행동의 당위성은 화면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납니다. 때문에 관객은 토니의 정당함에는 쉽게 동의하게 되지만 캡틴의 행동에는 쉽게 동의할수가 없습니다.
오늘 2회차 관람하면서 그런것들이 눈에 보이더군요.
일단 말씀 드릴건 저는 캡틴이 옳다고 옹호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들이 서로 싸울지언정, 각각이 그렇게 행동할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어리석다거나 옳지 못하다거나 한건 아닙니다.
근데 왜 캡틴만 정당한 행동을 하는것마냥 설명하는 글을 쓰느냐? 토니는 설명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설명안해줘도 토니의 행동역시 정당하다는건 보면 다 압니다.
반면에 토니 입장에 심정적으로 동의하다보니 캡틴이 나쁘나는 결론을 내리고 영화내용까지 그에 맞춰 곡해하는 일이 있는것 같더군요. 전 그냥 그런 오해를 바로 잡고 싶을 뿐입니다.
1. 캡틴이 버키 보호 하고 싶어서 물불 안가리고 군인들을 죄다 두들겨 팼다?
나타샤 : 캡틴, 이번엔 빠져요.
스티브 : 버키는 내손으로 잡아야해. 나는 버키에게 죽진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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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 사살명령이 내려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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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 버키! 죽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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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 변호사는?
에버릿 로스 : 변호사? 재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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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대가 들이닥치기전에 버키에게 자신과 함께 가자고 설득함. 잡혀온 버키가 정신감정을 받는다니까 그저 지켜봄. 후에 버키가 다시 세뇌되어 도망치자 캡틴이 막음.
2. 버키한테 재판을 받게 하고 싶었으면 진작에 버키만 데려왔으면 됐잖아?
캡틴 : 어떻게 이렇게 빨리 버키를 찾아냈지?
샤론 : 우리는 UN에 폭탄을 터트리진 않으니까요.
-> UN폭탄테러가 매스컴을 타는 바람에 전세계에서 제보가 들어오기 전엔 추적도 불가능했음. 버키를 찾아낸건 사살명령이 내려진 직후. 또한 찾아 냈다 하더라도 버키는 캡틴수준의 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제압하는것은 불가능.
3. 캡틴은 결국 제멋대로 행동할 뿐이었다?
캡틴 : (펜을 집으며) 협정에는 보호 조약이 있어야 해.
토니 : 물론이지. 세부 사항을 수정하면 돼. 그럼 완다도....
캡틴 : 완다?
토니 : 저택에 보호되어 있어.
캡틴 : 완다를 구금했어? 넌 왜 잘나가다가...! 펜은 여기에 두고 가겠어.
-> 토니의 설득에 결국 사인하려 했지만, 완다가 구금된걸 알게됨. 완다의 처지가 어벤져스 전체의 처지가 될거라 판단하여 협정을 거부. 실제로도 그렇게 됨.
4. 완다는 자기가 한짓을 생각하면 토니 쪽에 서야 하는거 아니야?
클린트 : 캡틴이 우리 도움이 필요하대.
완다 : (가만히 서 있는다)
클린트 : ...? 이쪽이야.
이후 비전에게 클린트가 제압당하자 비전을 제압하고 저택을 탈출.
->완다는 소코비아 사태와 나이지리아 사건에서의 희생에 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음. 때문에 고민하면서 협정에 동의는 안했지만 구금상태는 받아 들임. 호크아이는 어벤져스2에서 완다에게 삶의 지침을 정해준 제2의 부모라 할수 있는 인물. 완다는 캡틴이 아니라 호크아이의 영향으로 자신의 입장을 결정함.
5. 윈터솔져 잡으러 가는게 급하면 말로 하거나 협정에 싸인을 하지 왜 공항을 때려 부숨?
캡틴 : 토니에게 연락해야 할것 같아.
팔콘 : 어차피 안믿을걸? 게다가 협정때문에 마음대로 도우러 올수도 없어.
---
캡틴 : 지금 이럴때가 아니야.
토니 : 특수부대가 죽이러 오고 있어. 내가 36시간 안에 잡아오겠다고 했는데 이미 24시간이 지났지.
->캡틴측의 목표는 싸우는게 아니라 비행기 타고 지모를 추적하러 가는 것이었음. 그러나 토니팀의 방해때문에 쉽지 않았고 캡틴측 히어로들이 스스로 잡혀갈것을 각오한 덕에 캡틴과 버키만이 지모를 추적하게 됨. 협정에 사인했더라도 UN의 지시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사이 윈터솔져들이 세상에 풀려나면 큰 참상이 벌어지리라 예측되는 상황.
6. 캡틴은 토니의 부모를 죽인게 버키란걸 알고 있었다?
토니 : 너도 알고 있었어?
캡틴 : 버키인건 몰랐어.
토니 : 헛소리 하지마! 알고 있었냐고!
캡틴 : ...그래.
-> 착각을 일으키도록 의도된 대사 설정. 이 대사를 통해 관객은 "캡틴은 버키가 토니 원수인걸 알고도 숨기고 있었네!" 라고 생각하게 됨. 토니의 부모가 암살당한건 전작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 범인이 버키란건 지모 대령이 1년동안 하이드라 파일을 분석하고 버키에게 세뇌명령어를 사용하여 알아낸 사실.
특히나 하워드 스타크의 얼굴이 피떡이 되는걸(영화내에서 가장 충격적인 폭력묘사 장면) 보여준후라 관객들은 더욱더 토니의 분노에 공감하게 됨.
7. 캡틴이 버키를 보호하는 이유.
버키 : 내가 한짓인건 사실이야.
캡틴 : 하이드라의 세뇌 때문이야. 너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
캡틴 : 버키가 한짓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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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 버키는 내 친구야...
->(내용상 딱히 나올 필요가 없는) 버키와 캡틴이 윈터솔져가 잠든 기지에 침입하면서 추억얘기를 나누고 나서 나온 대사라 관객은 "역시 캡틴은 버키와 친구라는 이유로 토니와 싸우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됨. 물론 이 생각이 아주 틀린건 아니지만 위의
착각이 합쳐져
"무고한 친구를 보호" 하는게 아니라 "죄가 있는데도 친구니까 보호" 한다고 생각하게 됨.
8. 역시 버키가 나쁜것 아니야?
버키 : 난 내가 죽인 모든 사람을 기억하고 있어.
-> 버키는 세뇌당해 그 모든일을 저지름. 악당이 로봇으로 사람을 죽였다면 그 죄는 로봇이 아니라 악당에게 있는것.
버키또한 희생자에 불과.
버키의 기억한다는 말의 뜻은 "나 역시 그 일들에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 너의 분노를 이해한다" 라는 의미. 또한 기억하고 있다고 해서 자아가 남아있었으니 죄가 있다는 주장또한 타당하지 않음. 로봇에게 모든 기록이 남아 있다고 로봇이 스스로 자아를 가지고 행동했다고 말할수 없는것과 마찬가지.
9. 메인빌런이 하는게 없네?
지모 : 경험과 인내심. 그 둘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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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모 : 캡틴, 너에 대해 1년간 연구했어. 가까이 보는건 처음이야. 초록색이 섞인 푸른눈.... 너도 결함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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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모 : 그들은 나보다 훨씬 강하지.... 외부에서 무너지는 제국은 다시 일어나는 법이야. 하지만 내부에서 무너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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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모 : 아버지가 좋은분이신것 같던데...아버지에 대해서는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지모는 특수부대출신이긴해도 그 어떤 슈퍼파워도 지니지 않은 일반인. 그러나 가족을 잃은 슬픔 하나로 어벤져스를 무너트림. 로키나 울트론도 어벤져스를 일시적으로나 갈라 놓을 수 있었지 마지막까지 갈갈이 찢어 놓는건 지모만이 달성한 일. 그것도 무력이 아닌 지력으로만.또한 단순히 복수에 미치거나 맹목적으로 날뛴것이 아니라 자신이 희생시킨 죄없는 사람을 잊지 않을 만큼
마지막까지 냉정을 유지했던 인물
. 화려함이 없었다 뿐이지 영화 시리즈의 역대 빌런중에서도 손꼽히는 빌런이라 할수 있는 캐릭터.
10. 캡틴의 편지에 대하여.
샤론(페기) : 세상 모두가 틀리다며 앞을 가로 막아도, 옳다고 믿는다면 끝까지 밀어 붙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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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 캡틴, 당신은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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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디 : 난 168회 출격했고 협정에도 싸인했지. 왜냐면 그게 옳은일이었기 때문이야. 난 내 신념을 지킨걸 후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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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 너에게 사실을 숨기는게 옳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건 나에게 옳은 일이었나봐. 어벤져스는 나의 가족이 아니라 너의 가족인것 같아.
난 너를 믿어. 그리고 사람들 개개인의 판단을 믿어.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
-> 캡틴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도 옳은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로 인해 토니가 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었음을 인정함. 동시에 토니의 행동역시 옳은 일이었으며 어벤져스 멤버들이 감옥에 갇힌건 너의 잘못이 아니라 말해줌. 토니와 어벤져스 멤버들이 옳을 일을 해나갈것이라 믿기 때문에 어벤져스 멤버들을 탈옥시킴. 방패를 버리고 사복을 입은 캡틴은 더이상 영웅 캡틴 아메리카가 아니라 개인의 판단으로 신념을 지켜나갈 뿐인 스티브 로저스임을 의미. 또한 로디의 말과 스티브의 편지를 통해
토니 역시 스티브를 이해하게 됨.
로스장관의 도움요청을 씹어버리는 모습이 이를 보여줌.
이전 글에서는 마치 캡틴이 100% 감정이 아닌 신념을 위해 버키를 보호한것인양 썼지만 단 하나의 대사, "버키는 내 친구야" 라는 대사 때문에 "무고한 피해자A"가 아닌 "무고한 친구"를 보호한것이라고 해석할수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물론 피해자A였어도 캡틴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거기에 우정에 더해졌다고 할 수 있을것 같네요.
즉, 캡틴의 생각은 "버키가 무슨 잘못을 했더라도 내 친구니까 감싸줄꺼야" 라는건 아니지만 "
친구인 내가 아니면
버키의 무고함을 알아줄 사람이 또 누가 있겠어" 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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