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물입니다.
이능, 회귀, 환생, 치트, 상태창, 무공 등 특이한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다만 초능력 수준의 '육감'이 있어서 위기나 기회를
기가 막히게 포착한다는 아주 편리한(-_-) 설정이 있네요.
밑바닥 고물수집상에서 시작해서 거대한 재활용업계를 한손에 쥐고 좌지우지하는 거물이 됩니다.
그 뒤로는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이것저것 다 건드리고 있고요.
초반엔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독특한 소재빨 하나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있더라고요.
하이에나라는 제목에 걸맞는 사납고 집요한 주인공의 행보에도 흥미를 느꼈고.
그러다가 IMF 다루는 시점 즈음해서 제2신분을 만든다면서 무리수를 좀 두더군요.
뭐 거슬리긴 했지만 소설적 상상력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근데 가면 갈수록 주인공이 비호감으로 변해가더군요.
제가 보기엔 작가님이 '하이에나'라는 컨셉에 너무 몰두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하이에나를 넘어서 천하의 개잡놈으로 변신하고 만 거죠.
사자가 사냥해서 먹고 남긴 사슴을 뼈까지 남김없이 씹어먹을 때 하이에나 구경이 재밌는 거지,
쥐, 참새, 벌레, 개미까지 삭삭 핥아먹는 건 재미가 없어요. 그건 정신나간 하이에나니까.
아무리 제한없는 이익추구에 몰두하는 성격이라 해도
일부러 시장을 조작해 생태계를 붕괴시키며 수많은 일반인들에게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그렇게 끊임없이 괴물같은 이익추구를 하면서도 어차피 누군가 했을 거라며
그걸 내가 먹는 거 뿐이라고 자기를 정당화하는 모습이... 뭐랄까... 참으로 꼴보기 싫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경영물에서 개미들 등골까지 쪽쪽 빨아먹을 수 있는 기회를
그냥 넘기는 건 그게 도덕적으로 많은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쓰는 작가 입장에서 도덕이니 기업윤리니 그런 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마는
그게 독자의 반발로 이어지니 보통은 자제하는 거죠. 몰라서 못 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사업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일반인들에게도 피해를 주긴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걸 일부러 부각시키진 않죠.
반면에 '자본주의의 하이에나'에서는 적극적으로 개미들을 작살냅니다.
스스로 작전을 입안하고 대량의 자금과 이중신분을 이용해서 양쪽에서 흔들면서
정보 부족하고 시야 좁은 일반투자자들의 코묻은 돈을 쪽쪽 빨아먹죠.
그런 모습이 주인공 컨셉에 맞으니까 당연한 행동이라고 여기는 분께는 이 작품을 강력추천합니다.
저처럼 그건 선을 넘은 것 같다 싶으면 이 글을 읽는 건 재고해보는 게 좋을 지도 모릅니다.
저도 하이에나 컨셉 좋아합니다. 주인공의 거침없는 초반행보에 즐거워했고요.
하지만 갈수록 '자본주의의 하이에나'에서
'자본주의의 개미핥기'로 변해가니 점차 감정이입에 어려움을 겪게 되더군요.
저에겐 윤리적 하한선이라는 게 있다보니 그걸 넘어가면 급격하게 재미가 없어집니다.
일단 사놓은 건 어쩔 수 없다보니 최근 연재분까지
거의 다 읽기는 했습니다만 추가결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읽을 게 너무나 없어서 방바닥을 박박 긁을 때쯤 되면 다시 고려해볼 수는 있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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