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님 블랙헌터- 다 좋은데 댓글들이 발암이네요

댓글들 보면 주인공이 호구네, 발암이네 하는데.

이동네 사람들은 자기한테 건방지게 구는 놈들은 다 죽이거나 괴롭히는 분노 조절 장애 사이코패스 주인공들이 아니면 죄다 호구라고 느끼는 모양입니다.

현실에서 보면 아무리 극한의 상황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은 측은지심 , 이타심을 발휘해가며 남을 돕곤 하죠 멀리서 보면 멍청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 상황이 닥치면 자기도 비슷하게 행동하는게 보통 사람들입니다. 의외로 극도로 이기적인 모습만 보여주는 사람들은 몇 없습니다 정말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면 모를까요.

만약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으로 이기적인 모습만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우린 그런 사람들을 사이코패스라고 부를겁니다.



정구님 소설들의 주인공은 몇 몇 특징이 있습니다.

신승 , 금협기행 , 십장생 만 놓고 봤을때


주인공들은 초반에 매우 약하고 찌질하며, 적당히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회의 규범따윈 신경쓰지 않는 안티 히어로 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죠. 행동보단 말이 앞서고,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며, 남을 뒤통수 쳐서 어떻게든 자기 목숨을 부지해가며 점점 강해지다가 결국은 절대 고수가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속에서 때때로 자신들의 지인들이나 약자들을 위해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는 영웅적인 모습(사이다 패스들이 호구짓 이라고 부르는)을 보여 주기도 하죠. 대부분이 여자를 위한 행동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자신이 손해를 볼 지언정 목숨이 위험할 정도의 이타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죠. 그 주인공들이 목숨을 걸 경우는 사랑,생명의 은인 , 지금 안싸우면 나중에 죽을 확률이 더 높아지기 될 경우. 이 세가지 뿐입니다.


현재 연재되고 있는 블랙 헌터의 주인공 오춘삼은 위에서 언급한 정구식 주인공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 남자에게 냉혹하며 이기적이고 , 여자에게 관대하며. 때로는 서슴없이 남을 이용하거나 죽이는 소시오패스적인 모습도 보여주죠.

저는 이런 주인공이 왜 호구라고 욕 먹는지, 그리고 작가에게 주인공한테 호구짓좀 그만 시키라고 댓글다는 사이다 패스들이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주인공과 엮였던 두 여자는 주인공하고 떡을 치면서 안전+구슬을 주고받는 비즈니스 관계에 가까웠는데 그 두 명이 나중에 주인공을 외면한게 그렇게 암 걸리는 일 이었나요?

숲속으로 주인공에게 의탁하려고 찾아온 두 할머니. 처음에 주인공에게 거절당하자 울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측은지심이 발동한 주인공이 두명을 받아주는건게 엄청난 희생정신이 동반되어야 하는 호구짓인가요?

조난당한 망망 대해에서 본인이 타고 있는 보트의 난간을 잡고 기어 오르려는 노인이 있다면, 보트가 뒤집힐 우려가 있고 식량을 공유해야 한다는 이유로 그 노인을 바닷속에 다시 밀어 넣을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저는 주인공이 특별히 호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약간의 용기만 낸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라도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이코패스가 아니고, 정도 없는 냉혹한 인간이 아니니까요.


남 뒤통수 치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 강자의 입장에서 양아치처럼 약자를 괴롭히는걸 당연하게 여기며,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걸 당연하게 여기고 거기에밖에 공감 못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비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니겠습니까?


인성과 무관하게 사이코패스 주인공이 취향인 사람들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저만 해도 덱스터 , 한니발 같은 사이코패스 드라마를 매우 재밌게 본 편 이구요. 배리린든, 뉴 빌런 같은 피카레스크 소설은 취향 직격일 정도입니다.

만약 자기 취향이 그렇고 ,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자신과 맞지 않다면 그냥 조용히 다른 작품 찾아 감상하는데 낫지 않을까요? 작가한테 주인공 하는게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징징대는게 아니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