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는 글은 쓰기가 좀 무섭습니다.
덕분에 썼다가 지웠다가를 서너 번 반복한 끝에 써야겠다 싶어서 본문을 작성합니다.
추천해드릴 작품은 문피아에서 연재 중인 노예병 크로스(배현1 저)입니다.
보통 판타지 소설에서는 중세 유럽을 베이스로 두고 세계관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예병 크로스 또한 중세가 베이스입니다...만 유럽이 아닌, 페르시아나 아랍, 이집트를 연상시키는 사막이 배경입니다.
굳이 익숙하지 않은 곳을 배경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 하면 제목의 '노예병'이라는 단어 때문에라도, 예. 있습니다(라고 믿습니다-_-;)
노예병은 물론 노예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발을 들고 허드렛일을 하는 노예와 달리 항상 전쟁을 준비하고 훈련하는 병사입니다.
조금 다르게 말하자면 자유가 제한되는 정예 상비군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노예병들 중 극소수는 '맘루크'라는 칭호를 받는데, 이는 유럽의 기사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록 장원은 없지만 어지간한 자유민들보다 훨씬 위상이 높고, 노예라곤 하지만 영주도 맘루크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작중에서 이를 두고 '아끼는 물건을 함부로 다루지는 않는다'라고 표현이 되어 있었죠.
잠깐 주인공 얘길 해 볼까요?
주인공인 크로스는 열다섯 나이의 소년입니다. 5~6년 전에 살던 마을이 마적떼에게 습격당해 가족을 모두 잃고, 마적떼의 노예로 허드렛일을 하며 연명했죠.
5년 이상의 긴 시간동안 거친 마적떼와 함께 하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크로스의 생각이 깊음을, 혹은 눈치가 좋음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크로스는 겉으로나마 마적떼에게 협력하며 말 돌보는 일을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될 때도 이것과 엮이고, 전개상으로도 꽤 쓸 만한 능력 하나가 준비된 셈입니다.
또 다른 크로스의 능력은, 필경사였던 아버지에게 배워 '글'을 안다는 것입니다. 중세 때처럼, 작중에서도 문맹률이 굉장히 높으며, 특히나 노예가 글을 안다는 것은 거의 없던 일이나 마찬가지죠. 글을 안다는 특별함이 얼마나 특별한 지 아는 주인공의 모습도 인상깊습니다.
(여담으로..저도 습작을 쓰며 필경사 조부를 둔 주인공 캐릭터를 생각해 놨는데, 겹치네요. 그래서 그런지 더욱 애착이 갑니다)
읽을 수록 주인공의 성장이 기대됩니다. 그리고 과연 끝까지 노예일 것인가..하는 것도요.
노예병 크로스는 현재 36화까지 연재되어 있고, 아직 무료입니다.
덧붙여 작가님께서 문피아에 첫 발을 내딛은 작품이 이것이라 하셨는데..도대체 어디 있다 이제 나오셨나 싶네요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1. 게임시스템에 질리고 진중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
2. 작가라면 최소한의 필력은 확보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
3. 황혼의 들개들, 용병 아단(초기), 해병, 보리밭의 기사(중반까지), Wind and Grass 등이 재밌는 분, 즉 저와 취향이 비슷하신 분
4. 글쓴이가 뭘 보고 이렇게 주절주절 말이 많은지 궁금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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