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이용하던 게시판에 제 글 이야기가 나와 얼굴을 비춰 봅니다.

안녕하세요. 문퍄에서 <참 쉬운 레이드>를 쓰고 있는 '일단이거'입니다.

 

 역시 다양한 의견이 모이는 자리에 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심장이 따끔한게 좋네요.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가지 변명을 드리자면, 초반 대학 에피소드는 주인공이 그저 우리 주변에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그런데 저도 예전에 쓴 걸 다시 읽으니까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부분이 몇이나 있더라고요. 지금은 연재에도 허덕이고 있어서 고칠 여력이 없지만, 고칠 수 있다면 고치고 싶긴 합니다.

 나귀족 비슷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저도 어느정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보다는 전형적인 레이드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애초에 실탄님 이후로 아주 탈탈 털어먹은 레이드물이란 장르에 그 이상 새로운 구성이 있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있구요.
 사실 저는 새롭고 참신한 글을 쓸수 있는 재주는 영 부족한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소설 구상은 만화, 영화, 소설 등을 볼 때 '아, 이건 아닌데,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에서 시작하는 것이 많습니다.

 연애에 대해서는...저도 못 하는데 주인공이라도 좀 시켜 줍시다!! 제가 연애를 못 해서 상상으로 글을 쓰는데 연애가 판타지인건 당연하잖아요. 마찬가지로 떡신이 많은 건...그건 그냥 제가 변태라서 그래요. 새벽 3시에 글을 쓰고 있으면 아주 음란마귀가...아침에 일어나서 지우고 새로 쓰는 게 일상입니다.

 분량 늘리기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부분은 공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네요. 저는 그런 서술을 피한다고 피하는데, 독자님들 느끼시기에는 다르게 느껴지시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디테일한 묘사나 세밀한 감정을 다루려고 하려고 하면 분량 늘리기가 있다는 지적이 종종 생기는 것을 보니, 그저 글 쓰는 실력 부족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제 글을 봐주시는 분들이 차차 글 솜씨가 차차 나아지고 있다고 해 주셔서 희망은 갖고 있습니다.

<<제 글을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께 미리 알려드립니다.>>

저는 거창한 글을 쓸 능력도, 생각도 없습니다. 언젠가 제 실력이 쌓이고 쌓여서 스스로 생각해도 괜찮을 정도가 되면 눈마새 같은 작품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10년은 먼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쓰는 글은 그저 독자님들이 지하철 타고 가다가, 컵라면에 물 부어놓고 3분이 너무 길 때, 친구 녀석이 불러놓고 지가 늦을 때 잠시 보기 좋은,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것도 못 해서 허덕이고 있거든요.

 

무료였다면 한 번 읽어 보고 평가하라고 권하겠는데, 유료로 넘어와서 그렇게도 못 하겠네요. 사실 언젠가 이토에도 한 번 광고를 하려고 했는데, 제가 글 쓴다고 말하기 쑥스러워서 광고는 하나도 못 했습니다.

 

하필이면 딱 유료 연재로 넘어가는 부분부터 대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30~50편 정도에 진짜 애인 처음 사귄 애들처럼 해댑니다. 처음 사귄 애들 맞거든요. 그 후로는 좀 줄지만, 화해하고나면 다시 주기적으로 나올겁니다. 제가 변태라서 그런 것도 있는데, 벌써 19를 박아버려서 노말로는 못 돌아가거든요.

 

'작품'을 바라는 분들께는 제 소설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딱 킬링타임용인 것 같아요.

 

거기에 연애가 심하게 많습니다. 한창 혈기 왕성한 남자가 연애를 하니까 밤에도 참 바쁘겠지요? 오죽하면 딱 한군데 출판 매니지에서 연락 온 곳이 로맨스 전문 업체였겠어요? 지금 다시 봐도 오글오글 거리는 장면도 많아요.

 그런 부분 싫어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돈과 시간이 썩어나시는 분들, 이벤트로 받거나 충전해놓은 골드가 쌓여 있는데 쓸 곳이 없는 분들, 환영합니다. 그래도 유료로 들어와서 돈이 아깝다는 분은 아직 못 봤습니다. 사실 그런 소리 들을까봐 한 편에 9,000자씩 때려넣고 있거든요.

 

아, 기본적으로 설명충 기질이 있습니다. 지금 이 글도 엄청 긴 것 보이시죠? 글을 지금 4~5권 쯤 썼는데, 후기랑 공지만 다 모아도 남들 1권은 나올 것 같습니다.

 

취향이 아니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언제 한 번 들러서 이 놈이 아주 싹이 있는 놈인지 없는 놈인지나 봐 주세요.

 

참고로 19딱지가 붙어서 미성년자분들은 입장 불가...다음 글을 기다려 주세요.

 

능력은 잘 모르겠고, 노력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성실 연재 하나만큼은 자부합니다. 언젠가 이 게시판에서 믿고 보는 작가로 거론 될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