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게 눈팅하던 사람의 리뷰입니다. 며칠전 리뷰글을 보고 읽기 시작해서 오늘 다 읽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평가를 하자면 장르소설 중에서는 수작입니다.
이 소설의 장점은 다양한 시점을 통한 전개와 긴장감 있는 묘사입니다. 다양한 시점이 정신없다는 평을 이 게시판에서 봤는데요. 이 '좀비 사건'이 왜 발생하고 어떻게 진행되는가 라는 것을 독자에게 전달하기에는 여러 주인공을 통한 다양한 시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1인칭 시점에서 풀어내는 기존 (장르소설) 좀비물들은 결국 그 주인공의 시간,공간적 한계내에 우겨 넣다가보니 개연성 면에서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거나 끝까지 설명을 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여러 에피소드를 나누어 진행하면서 한국내 좀비 확산의 시작, 민간인들이 느낀 초기 사태, 군인들의 초기상황, 각각의 생존자들의 적응과정과 결말, 해결방법(면역자) 등이 여러 에피소드에 퍼즐조각과 같이 나타나고 이를 모두 보는 독자가 입체적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물론 작가의 묘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산만하다고 또는 지루하다고 느끼겠지만 몰입하여 읽기에 부족함 없는 필력이었습니다.
여러 주인공의 캐릭터가 뚜렷한 것 또한 장점입니다. 각 캐릭터가 마주하는 에피소드에서의 행동, 심리묘사를 통해 각 주인공의 특색과 변화하는 모습이 타 소설에 비해 뚜렷하게 기억되는 편이었습니다.
단점으로는 몇몇 스토리상 구멍,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이 게시판에서 논란이 된 초반 조폭의 차량 탈취... 이건 뭐 비슷한 장비에 숫적으로 우세했다고 묘사되어있으니 그럭저럭 넘어갈만 했습니다.
그보다 더 큰 구멍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좀비사건의 극초반, 해양경찰 십여명이 감염된 후 연구원이 보고되기까지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밤바다 위의 해경선박이 감염자로 뒤덮힌 상황에서 이 감염자들을 안전하게 격리해서 연구원들이 기초적인 좀비의 특징, 예상 시뮬레이션을 끝내고 보고하는 것으로 넘어가는데요. 아무리 헬기로 접근한다해도 결국 사전정보없이 접근하여 물리적으로 구속, 격리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 장군이 빼돌려서 회의하기전에 이미 헬기운용 인력, 하선 인원, 연구원등등이 충분히 정보가 미리 새어나갈 부분이 많은데 극비로 처리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점이 나옵니다. 게다가 연구원들이 이 좀비의 원인에 대해 너무 쉽게 넘어갑니다. 회의 인원들이야 이득에 눈이 멀어서 생각을 못했다고 해도 연구원들은 소도시, 대도시에 확산되는 것을 시뮬레이션까지 하면서 백신개발했을때의 이득을 추정하는데 역으로 이미 누군가가 백신을 개발하고 이득을 얻기위해 한국에 퍼뜨리기 위해 선박에 실은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습니다 열흘에 가까운 시간동안에요. 제 상식 내에서는 전염이 발생하면 발생한 지역이 어디인가 어떤 유사 전염(병 -제한어에 걸려서;;)이 변이한 것인가 등을 조사할만 하고 이러한 것이 그냥 표류한 어선 위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설명이 전무합니다.
이정도는 그저 소설적 설정이라고 보고 넘어갈만 했는데 뒤에 젠킨스인가 그 jl이라는 제약회사의 설명이 추가되면서 더 큰 구멍으로 발전합니다. 세계적으로 격리될만한 지역들에 보낼 좀비들의 다이얼을 모두 작동시켰다. 이런식으로 설명이 되는데 한국의 경우 위에 제가 적었듯이 동해에서 해양경찰이 감염된 후 연구원 보고까지 열흘동안 성공적으로 좀비를 격리했습니다. 이 좀비확산의 디데이가 한국에서는 그 제약회사의 계획과는 다르게 열흘 지연되었는데도 초반 삼식이나 신입의 행동을 보면 전세계에서 좀비가 최초로 확산된 것은 한국으로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 좀비사태가 다른나라들은 모두 초기에 격리해서 정리했다는게 되는데 후반언급들을 보면 전세계에서는 계획대로 좀비가 확산되었죠. 즉 '열흘간의 성공적인 격리'라는게 가능한지도 의문이고 가능했다해도 후반에 언급된 전세계적인 좀비사태 전개에서는 또 구멍이 됩니다. 이 부분에 비하면 조폭이나 한국최고의 칼잡이.. 이런건 구멍으로 안 느껴지네요.
쓰고 보니 단점을 엄청 길게 적었는데 아무도 언급하지 않기에 길게 적었고요. 그래서 넘어갈수도 있는 부분일 수도 있다 봅니다. 장르소설들 중에서는 수작이고 재밌게 봤습니다. 종합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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